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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박 - 호미숙
텅 빈 갯벌에 옆으로 누운 폐선 한 척
얼마나 많은 물 씻김을 당했을까
버선코 같은 뱃머리만 내밀어
떠나지 못하는 미련으로 놓였다
소금기에 절여진 짠 세월을 토해내고
켜켜이 푸른 이끼를 끌어다 덮으며
밀물과 썰물에 맞서는 망부석이 되어
물과 물의 경계, 갈매기만 넘나든다
한때, 펄떡이는 여명의 만선의 귀향은
어느 선주에게는 붉은 환희였고
위판장의 활력에 무게를 덜어내어
또다시 망망대해의 파도를 갈랐다
갑판에서 호령하던 노쇠한 어부는 떠나고
해풍에 흔들리는 외줄에 묶인 채
노구로 스러져 시간 비늘만 떨어내며
기약 없는 마침표만 기다린다
하제항은
지방어장으로 지정되었는데
새만큼사업 새만큼방조제로
인하여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