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 이정하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서 있는가.
왜 손 한 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 이었다.
딸하고 둘이
모처에 다녀오던 길에
망초 가득한 길을 만나다.
그 길 위에서 한참을 떠나올수 없었다.
돌아보니 세월 많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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