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꽃 - 도종환
아프다고 썼다가 지우고 나니
사과꽃 피었습니다.
보고 싶다고 썼다가 지우고 나니
사과꽃 하얗게 피었습니다.
하얀 사과꽃 속에 숨은 분홍은
우리가 떠나고 난 뒤에
무엇이 되어 있을까요.
살면서 가졌던 꿈은
그리 큰 게 아니었지요
사과꽃 같이 피어만 있어도
좋은 꿈이었지요.
그 꿈을 못 이루고 갈 것만 같은
늦은 봄
간절하였다고 썼다가 지우고 나니
사과꽃 하얗게 지고 있습니다.
I Will Follow Him - Andre Rieu (배경곡)_